하나님 숨어 계시지요         
    

17세기 일본에 기독교가 전파되었을 때 엄청난 박해가 있었는데, 이를 배경으로 쓴 소설이 침묵이라는 소설이다. 그 당시 일본 정부는 가톨릭교회가 더 이상 전도하지 못하도록 엄청난 핍박과 박해를 하였다. 이 박해로 인하여 예수회에 속한 신실한 선교사가 배교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을 때, 다른 선교사들은 과연 그것이 사실인가를 살피면서 이 책은 시작된다.

소설 속에서 배교한 선교사는 배교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일본정부는 제가 전도한 농부들을 잡아다가 웅덩이를 파고, 거꾸로 매달아 그들의 고통의 신음을 듣게 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부인할 때까지 했습니다.”

죽어가는 농부들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 선교사는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아무것도 해주시지 않았다. 결국 하나님은 안 계시다고 생각하여 배교했다는 것이다. 숨어계신 하나님을 죽으신 하나님으로 오해하였던 것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수많은 사람들을 치료하시고, 수많은 기적을 나타내시었지만 종종 자신을 숨기시고 하시는 일들을 감추기도 하셨다. 마가복음 312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많은 사람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으시고, “자기를 나타내지 말라고 많이 경계하시니라고 하셨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은 종종 숨어계신 하나님이시다. “오 여호와여, 어찌하여 멀리 서 계시며 어찌하여 내가 어려울 때 숨어 계십니까?”(10:1), “오 여호와여, 얼마나 더 나를 잊고 계시겠습니까? 영원히 그리하시렵니까? 주의 얼굴을 얼마나 더 내게서 감추시겠습니까?”(13:1), “오 여호와여, 깨어나소서. 왜 주무시고 계십니까? 일어나 우리를 영영 외면하지 마소서. 왜 그렇게 주의 얼굴을 숨기시며 우리의 처참함과 억압당하는 것을 잊고 계십니까?”(44:23~24), “그러나 내가 앞으로 가도 그분이 계시지 않고 뒤로 가도 그분을 찾을 수 없구나. 그분이 왼쪽에서 일하고 계실 때도 그분을 뵙지 못하고 그분이 오른쪽으로 돌이키시니 도무지 만나 뵐 수 없구나”(23:8-9). 숨어계신 하나님에 대한 고백은, 이사야 선지자의 고백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구원자이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주께서는 참으로 숨어 계신 하나님이십니다”(45:15).

오늘날도 수많은 선교의 현장에서 과연 하나님은 어디에 계신가? 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갈등한다. 숨어계시는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야 하겠다. 히브리서 116절에 분명히 말씀하고 계신다.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숨기시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생들이 어찌 그 이유를 다 알 수가 있을 것인가? 그러나 우리는 숨으시는 하나님이기도 하시지만, 때를 따라 역사하시고, 성실하게 일하시고, 간절히 찾는 자를 만나주시고, 정오의 빛같이 드러나시는 하나님이심을 믿는다.

우리는 언제나 숨으시거나, 나타나시거나 모두가 우리에게 유익하게 하심을 믿고 갈 뿐이다.

비행기를 타고 장거리를 갈 때면, 긴 시간을 묵상도 하고 습작도 하고 이리저리 하다가 잡지의 숨은그림찾기 코너를 종종 본다. 어떤 그림은 쉽게 찾지만, 어떤 것은 꽤나 어려워 쉽게 찾지 못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생각한다. 어떤 때는 숨은 그림을 쉽게 찾듯,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지만, 어떤 때는 어려운 그림을 만나듯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기가 어려워 하나님을 찾아 헤매게 되는 것이다.

퍼즐이나 숨은 그림을 찾기 좋아하는 어느 분이, 자신의 수필 속에서 숨은그림찾기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숨은 그림을 찾다 보면 우선 세밀하게 그림을 보기도 해야 하고, 멀리서 보기도 하고, 가까이 보기도 하고 더러는 측면에서 보아야 할 때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을 보면서 그린 사람의 마음과 가까워져야 한다.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한 일치를 이룰 때 숨어 있던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분의 글을 보면서 깨닫는 부분이 있다. 숨어있는 그림을 잘 찾으려면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과 가까워져야 숨은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대목이다.

하나님은 왜 숨어계실까? 하나님의 마음과 가까워지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될 때 우리는 숨어있는 그림을 보듯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어린아이들이 숨어 있는 그림을 찾으면, 다채로운 동화 속 장면이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인지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엄마 눈에는 뻔히 보이지만 아이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숨은 그림을 찾으면, 책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집중력과 관찰력을 키워 주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숨어계신 하나님에게 집중하여야 한다. 우리는 반복하여 숨어계신 하나님 찾기를 하며 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숨어계신 하나님은 고약한 하나님이 아니시다. 다만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시기를 원하시기에 숨어계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계획이 없으신 하나님이 아니시다. 우리 모두에게 원대한 계획과 포부와 기대를 가지고 계신 분이시다. 하나님 거기 숨어 계시죠?

이안드레